이 음반은 최근 범람하고 있는 셀프 레코딩, 음원 발매의 반동으로 튀어오른 고품질의 음반입니다. 오랫동안 공들이고 여러 사람의 노고와 수고가 묻어 있으며 음악부터 앨범 디자인, 폰트 하나하나까지 다 하나의 작품으로 의도된 수준 높은 음반입니다. 물론 저는 애플 뮤직으로 미리 음악을 들었고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이 음반은 '음반을 소장한다'는 의미있는 소유행위가 갖춰줘야 할만큼 가치있는 음반입니다. 모든 음악이 그렇긴 하지만 특히 이 앨범은, 빅밴드이기 때문에 스피커를 통해 퍼지는 소리로 듣는게 너무 너무 중요합니다. 아무리 헤드셋의 음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관악의 소리와 서수진 드러머의 찰랑이는 드럼 소리, 김영후 베이시스트의 묵직한 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들었을 때의 감동에는 못 미칩니다. 또 하나는 앨범 커버에 들어있는 글귀입니다. 가사지, 땡스투, 제작사 싸인지로 전락한 커버의 허튼 소리들보다 배는 의미있는 뮤지션의 작곡 의도와 생각이 소탐하게 담긴 글귀들이 너무 좋습니다. 기회만 있다면 음악을 듣고 작품을 느낄만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음반입니다. 예술작품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감탄할만한 음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