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선언
클래식음악과 재즈 두 분야 모두에서 그래미상과 재즈 음악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윈턴 마설리스의 재즈와 삶에 관한 마스터클래스. 재능 넘치는 한 음악인이 재즈가 미국이 인류에 선사한 가장 위대한 정신적 성취 가운데 하나이며 민주주의의 정신이 가득 담긴 음악임을 역설한다. 이 책은 음악과 예술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훌륭한 스승들을 통해 인종에 의한 상처와 세상에 대한 편견을 넘어 성숙해가는 한 사람의 감동적인 성장기이기도 하다.
이 책은 평생에 걸쳐 자신의 분야에 매진해온 한 음악인의 경험과 열정이 녹아든 결과물이자 재즈 역사의 축약본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한 편의 재즈 에세이이자 입문자들을 위한 교본, 더 넓게는 원제목의 부제처럼 삶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지침서이기도 하다.
KBS 클래식 FM에서 20년 째 [재즈 수첩]을 진행해왔으며, 국내 재즈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활발하게 글을 쓰고 강의하는 재즈 평론가 황덕호가 번역을 맡았다. ‘윈턴 마설리스 세대’임을 밝히며 재즈는 물론이고, 이 뮤지션에게 받은 영향과 애정을 바탕으로 탄생한 이번 책은 윈턴의, 윈턴에 의한, 또 윈턴을 위해 꼭 맞춤된 책으로 읽힌다.
[목차]
서문 _ “그래, 그게 재즈야”
1 스윙하는 기쁨의 발견
2 재즈라는 언어로 말하기
3 만인의 음악, 블루스
4 네게 있는 것, 네가 느낀 것을 연주하라
5 위대한 통합
6 대가들이 주는 교훈
7 그것에는 이름이 없다
후기 _ 윈턴 마설리스와 샌드라 데이 오코너 판사와의 대화
역자 후기
재즈 음악인 소개
[책속에서]
첫문장 |
아이들은 당연히 안쪽 방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어쩌다가 루이지애나주 리틀팜스에 있는 작은 목조건물의 거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
P.
. 18 오늘날 우리는 재즈 음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즉, 그것은 감식가들만을 위한 음악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음악이고, 이해할 수 없는 기본 요소와 소재 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는 담배 연기 자욱한 클럽에서 연주했던 먼 옛날이 최고였고, 결과적으로 재즈는 장의사의 침대 위에 ...
P. 30 그들은 약물의 포로가 된 연주자들을 심하게 꾸짖었지만 그렇다고 따돌리지는 않았다. 이 나라에서, 우리 문화에서, 우리 영혼에서,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무엇이든 더 좋아질 거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이 수수께끼 같은 음악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이 음악이 언젠가는 서로 조화를 이루는 일에 도움...
P. 30~31 그들은 즉흥연주를 했다. 그렇다. 당신을 고정된 지점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즉흥적인 능력 말이다. 모두들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했다. 비록 즉흥이라는 것 역시 적절한 지점에서 적절한 단어로 표현되지만 말이다. 나는 음악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아홉 ...
P. 32~33 열두 살이 되었을 때 나는 존 콜트레인, 클리퍼드 브라운, 마일스 데이비스, 프레디 허버드를 들었다. 매일 이들의 음악을 진지하게 집중해 들으면서 나는 그들이 자신들의 존재 중심에 방 하나를 마련해놓고 바로 그곳에서 각자의 개성적인 사운드를 표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가급 연주자의 소리는 사람의 목소리만큼이나 개인적인 특징으로 ...
P. 33~34 하지만 가장 심오한 악절은 거의 모두가 결코 어려운 기교를 쓰지 않았다. 그것은 당신을 단숨에 관통해버리는 간결한 악절들이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나오는 심오한 구절들이 당신의 마음에 파고들어 오래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다. <햄릿Hamlet>에서도 온갖 말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당신이 기억하는 것은 “죽느냐 사느냐” 혹은 “잠들...
P. 35 재즈 연주자가 전달하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어린 시절 침실에 쳐놓은 얇은 천 사이로 들어오던 불빛의 느낌에 대해 우린 어떤 이름도 붙일 수 없다. 반 친구들이 놀렸을 때 입었던 상처는 또 어떤가.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갈 때 느끼던 밤의 적막에, 혹은 아내에게 살짝 장난쳤을 때 아내가 짓는 사랑스러운 미소에 우...
P. 50 우리 아버지와 친구분들은 새로운 연주자가 등장하면 딱 두 가지만 질문하셨다. “그 친구 연주할 줄 알아?” 그 뜻은 “그 친구, 좋은 아이디어와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어?”였다. 또 한 가지로 “그 친구 박자는 어때?”라는 이 말은 “그 친구 좋은 리듬으로 훌륭한 그루브를 만들어낼 수 있어?”란 뜻이었다. 재즈는 우리에게 적절한 ...
P. 55 재즈에서 시간(혹은 박자)은 당신의 친구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의 스윙을 발견할 때 혹은 한 그룹이 스윙을 탈 때 시간은 날아가 버린다. 하지만 그 시간은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당신이 그곳에 도착하면, 리듬을 타는 것 자체가 목적지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스윙의 기쁨이다. _ 1장 _ 스윙하는 기쁨의 발견
P. 78 관악기 주자에게 있어서 훌륭한 리듬 섹션을 발견하는 것은 멋진 애인을 찾아내는 것보다 더 흥분되는 일이다. 그는 그 리듬 섹션과 계속 함께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테지만 그들은 대부분 그렇게 구속되기를 원치 않는다. 훌륭한 리듬 섹션의 평균 수명은 대략 5년 정도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듬 섹션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그렇...
P. 90~91 최근에 스윙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은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균형은 민주주의만큼이나 섬세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권력과 연대하고 그것을 공유함으로써 당신 자신의 권력이 확장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이해가 없다면 음악은 누가 가장 강력하고 시끄러우며, 가장 주목을 끌 수 있는가의 전투가 되어버린다. _ 2장 _ 재즈라는 언어로 말하기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토니 모리슨 (소설가)
- 마야 안젤루 (시인, 소설가)
- 요요 마 (Yo-Yo Ma) (첼리스트)
- 토니 베넷 (Tony Bennett)
- 오프라 매거진
[저자 및 역자소개]
윈턴 마설리스 (Wynton Marsalis) (지은이)
제프리 C. 워드 (Geoffrey C. Ward) (지은이)
1940년 미국에서 태어나 저술가, 역사가, TV 다큐멘터리 작가 등으로 일한다. 《재즈: 미국 음악의 한 역사Jazz: A History of America’s Music》를 비롯해 많은 저서를 썼다. 일곱 번의 에미상 수상 경력이 있으며,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황덕호 (옮긴이)
[출판사 소개]
[출판사 제공 책소개]
클래식음악과 재즈 두 분야 모두에서 그래미상과재즈 음악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윈턴 마설리스의 재즈와 삶에 관한 마스터클래스.
1997년 윈턴 마설리스는 재즈 음악인 최초로 음악 부문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최초’라는 수식어 자체로도 이미 화려하지만, 1943년 이 상이 음악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하기 시작한 이래로, 재즈 장르에서는 마설리스와 오넷 콜먼(2007년 수상) 단 두 명의 수상자만 배출했다는 사실은 이 뮤지션의 위상을 더욱 끌어올린다. 뿐만 아니라 윈턴 마설리스를 필두로 본격적인 ‘정통’ 재즈를 추구하는 세대가 등장했으며, 이들은 컬럼비아, 블루노트, 버브 등 메이저 음반사들을 움직이며 재즈의 부활을 이끈 견인차 역할을 했다.재즈 피아니스트 아버지를 둔 윈턴 마설리스는 어려서부터 재즈 음악인에 둘러싸여 지내며 자연스럽게 재즈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책에서 ‘아버지의 친구분들’이라 칭하는 이들은 모두 재즈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찍부터 트럼펫을 연주하며 두각을 나타낸 윈턴 마설리스는, 이십 대 초반 자신의 밴드를 결성하며 명성을 굳혔고, 예순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재즈와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체로 ‘창조성’은 예술가들만의 영역인 듯 이야기된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그것을 갖고 태어난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얼마나 그것을 집요하게 일구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예술가가 되고, 누군가는 잠재적인 예술가인 채로 머문다. 따라서 재즈 역시 특정한 누군가만의 음악도 아니요, 우리가 이해 못 할 무언가도 아니다. 더군다나 재즈의 철학은 꾸미지 않은 소박한 사람들의 고양과 풍요에 뿌리를 둔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즈 음악을 만들어내는 위대한 재즈맨들이 바로 편견을 떠나 혹은 그들 스스로가 편견을 극복하고 사람 자체를 믿는 소박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이러한 속성을 지닌 재즈는 필연적으로 우리의 삶과 이어진다. “개인의 창의성과 인간관계에서부터 사업을 이끌고 가장 현대적인 맥락에서 전 지구적 시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에 이르기까지” 재즈는 우리 삶의 모든 면을 풍요롭게 해주고, 더 높은 차원으로 우리를 데려간다고 저자는 믿는다. 윈턴 마설리스는 젊은 시절 많은 재즈인들처럼 재즈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재즈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재즈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가 재즈 음악을 매개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안내서를 선물했다. 이제 그 가치를 알아보는 일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재즈선언 [Book]